기생충 같은 생활
기택의 아들 기우는 4번째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기우는 친구의 우연한 권유로 인하여 부잣집에 과외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택의 딸 기정은 기식과 함께 학력을 위조하여 박동익 사장의 아내 연교를 속였다. 기우와 기정은 과외할 실력도 안되면서 화려한 언변으로 연교를 사로잡아 과외를 시작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과외를 하면서 박동익 사장 집안의 영양분을 빨아먹고 있었다. 그들은 박사장의 운전기사를 모함해서 내쫓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아빠 기택이 동익의 운전기사를 하게 되었다. 또 집안의 가사도우미까지 내쫓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엄마 충숙이 가사도우미가 된다. 원래 있었던 가사도우미의 남편은 사채 빚 독촉을 피하기 위해서 기택 가족의 반지하 집 보다도 더 낮은 저택의 지하실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비밀 지하실에서 빛도 없이 아내가 가끔 가져다주는 음식을 먹으면서 몰래 살고 있었다. 그런데 기택의 가족은 그들보다 어려운 처지의 부부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주지 않았다. 알고 보면 기택의 가족이나 원래의 가사도우미와 남편 모두 한때 유명했던 카스텔라 사업의 피해자이다. 그들은 서로 공감을 느낄만하지만 기택의 가족은 숙주 독점 욕심에 살인을 저지른다.
기택 가족의 이중잣대
영화 속에서 보이는 인물들을 언행을 보면, 기택 가족은 악이고 박 사장의 가족은 이들에게 당하는 피해자이다. 박 사장의 가족을 비난할 수 있는 점은 기택 가족에게 냄개가 난다고 말하거나 몇몇 언행을 통하여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대목들이다. 그러나 이런 언행들은 과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박 사장 가족의 언행은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반면 기택은 남의 집에 기생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타인에게 저지를 잘못된 행동은 돌아보지 않는 이기적인 인간이다. 특히 박 사장이 냄새에 민감한 것을 표현한 것은 비난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불쾌한 반응을 할 것이다. 오히려 그런 표현에 의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문화가 문제이고, 기택의 낮은 자존감 또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 사장이 고의로 기택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위해 그런 언행을 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상황을 바꾸어서 기택이 박 사장이고 그러한 냄새를 맡았다면 기택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과 다른 곳에서는 새로운 냄새들이 존재한다. 기택이 저택에 들어갔을 때 처음 맡은 냄새처럼 말이다. 영화 속의 기택의 모습을 미루어 봤을 때, 기택은 박 사장보다 더 격한 반응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기택이 냄새 발언 때문에 사람을 죽인 것을 보면서 기택이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했을 언행이 예상된다. 기택이 평균적인 인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누군가를 속이고 저택에서 기생 생활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능력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있는 사람들은 공생마저도 기생이라고 느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더 심한 언행을 일삼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택의 가족에게는 조금의 동정이나 연민도 느끼기 힘들다. 기택의 가족은 비가 많이 오면 하수구가 역류하고 대피소에 가야 할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기택의 가족 중 누구 하나도 정상적인 일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기택의 가족에게서는 절실함을 찾을 수가 없다. 현대 사회에서 부익부 빈익빈 문제가 있지만, 기생 생활을 해야만큼 형편이 힘들지 않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을 하지 않는 기택의 가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기우의 다짐이 나온다. 부자가 되어 저택을 매입해 아버지를 구한다는 다짐이다. 기택 가족의 과거 행동을 보았을 때 이러한 다짐은 허무하게 느껴질 뿐이다.
삶의 태도에 따른 선과 악
영화에서는 부에 따라 선과 악이 나뉘는 것이 아닌, 사람의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거기에 선과 악의 개념은 없다. 부를 축적하는 과정과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가난하게된 과정과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 기택이 왜 가난할 수밖에 없고 기생 생활을 하는지 잘 나타나 있다. 영화에서 악을 저지른 사람은 박 사장과 기택중 누구일까? 결론적으로 기생의 끝은 기생충과 숙주 모두의 파멸을 가져온다. 중요한 것은 공존이다.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보게 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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